길게 썼는데 뭐 하나 잘못 눌러서 날아가다니... 미카로카는 처음에 향사카페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차향을 잘 구현한다는 얘기에 홀려서 얼그레이 애프터눈티를 필두로 다른 향수도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펌프가 두 번이나 고장 났는데도 잘 안내해주시고 배송이 엄청 빨라서 사용하는데에 온라인샵의 단점 같은 건 전혀 못 느꼈습니다. 오히려 오프라인샵처럼 즉각적인 배송과 응답에 미카로카 향수는 믿고 사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목에 썼듯이 향은 레몬 포지타노 사탕의 향기입니다. 하지만 설탕의 녹진한 달콤함이 아니라, 사탕을 물에 녹여서 연한 레몬 꿀차처럼 만든 느낌입니다.

시향지와 착향시의 느낌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시향지 탑에서 느낄 수 있는 레몬향이 맞는 분들은 향수로 이용시 대만족할 것 같습니다. 착향시 향이 더 풍부하고 분위기가 상큼해지는 것 같고, 마냥 학생 분들이 쓸 법한 달달함이 아닌데다가 독특해서 모든 연령대의 분들이 취향에만 맞다면 폭넓게 쓸 수 있는 향이라 생각합니다.

얼그레이와 비교해서 빼곡히 향이 들어찬 느낌을 받았습니다. 얼그레이는 듬성듬성하면서도 그게 또 매력이라, 피부에 남는 쌉쌀한 찻잎 그 자체의 향기가 너무 좋습니다. 반면 애프터눈티는 처음부터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듯 코에 들어차는 빼곡한 향에 즐겁습니다. 발향도 좋고 잔향도 좋구요.

너무 녹진하거나 달달하지 않고, 잔향은 오히려 깔끔하게 빠집니다. 때문에 옷에 뿌리든 살에 뿌리든 매끈하게 사라지며 탈취의 기능도 있는 것 같습니다. 미카로카 향수를 뿌려둔 옷은 다음날보면 향이 전부 사라져 있어요. ㅇ.ㅇ 오히려 좋아. 더 많이 뿌릴 수 있으니까요.

잔향이 독하고 머리 아프게 남거나, 너무 짙은 흔적을 남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뿌리면 제격이겠다 생각합니다. 저는 애프터눈티 덕분에 매일매일 너무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