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로카의 '마이리틀가든'은 제 친구의 아주 작은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향기입니다.

정말 아주 작은 그 정원은 딱 주차장 한 칸 만한, 차 한대를 반듯하게 세워둘만한 정도의 크기에요.

그렇게나 좁은 면적인데도 신기할만큼 다양한 종류의 풀과 꽃들이 피어있고, 다채로운 향기가 느껴진다는게 참 신기했어요.

정원은 참 많은 영감을 주는 공간입니다.

조향계의 슈퍼스타 아이돌(!) 장 끌로드 엘레나도 정원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했는데요
에르메스의 un jardin시리즈는 향기를 의뢰한 이의 정원에 가보고,
그곳의 식물과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조향했다고 하지요.

조그마한 친구의 정원은 몇 달 전엔 참 볼품이 없었습니다.
처음엔 '영국식 정원'을 꾸미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불행히도 한국의 기후와 영국의 기후가 너무 달라서
심는 족족 다 시들거나 싹도 못틔우거나 했거든요.

그렇게 점점 알아가고, 배워가면서 '자신만의' 작은 정원을 완성하게 되었는데요
처음 계획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아주 예쁜 정원이 되었어요.

잡초를 뽑는 친구를 따라, 저도 덩달아 꽃삽을 들어보기도 했어요.

햇빛을 막아줄 커다란 챙의 모자를 쓰고, 땅을 파내고 돌을 골라내고...
몇 가지의 모종과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땅을 다독이는 과정에서 느껴지던
온도와 촉감, 냄새들은 참으로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 작은 정원에서 나는 여러가지 향기들을,
정원을 가꾸는 동안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향으로 묘사해 담아냈습니다.

My little garden.

소박하고 소담한, 작은 꽃들과 키 작은 풀들이 모여있는 정원의 향기입니다.

젖은 흙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느낌,
돌맹이에 옅게 낀 이끼,
새벽 이슬 먹은 풀잎과
아주 옅고 달콤한 꿀향이 나는 소박한 정원..

그린노트가 풍부하게 들어간 향기에요.
서늘한 날 공원 산책할 때의 기분 처럼 신선하면서 시원한 향취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플로럴부티크나 가드너스바스켓이랑은 또 다른 개성의 향기에요.
플로럴부티크가 꽃!이 메인인 화이트와 그린플로럴,
가드너스바스켓인 잘린 풀에서 나는 풋풋한 느낌이라면
'마이 리틀가든'은 조금 더 야생의 느낌, 그리고 이끼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교토에서 이끼의 아름다움에 눈을 뜬 이후 이끼향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서늘하면서 신선한 느낌- 그 잔잔한 초록빛 향기가 색다른 매력으로 느껴지실거에요.

새벽이슬 먹은 숲과 정원에 피어난 이끼는, 의외로 향이 꽤나 좋습니다.
꽃이나 풀과는 또 다른 느낌인데, 어딘지 서정적인 느낌도 드는 향이 나요.

물을 촉촉하게 먹은 이끼의 촉감과
여린 연보랏빛 꽃과
다 자라도 두 뼘이 넘지 않는 풀과
아침의 서늘한 기온,
그리고 촉촉한 까만 흙의 향기.

그렇게 소박한 기쁨을 담은,

초록빛 향기.

{ My little garden }